나는 회사에서 BI Engineer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AP사의 솔루션을 이용해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관리하고, 시각화 대시보드도 구축하고 있다.
다만 내가 속한 팀의 이름은 ERP팀이다. 데이터 분석이나 시각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름이라,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업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내가 ERP 시스템 자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회계, 영업, 생산, 인사 등 기업의 다양한 부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구조다.
실제 나의 업무는 ERP 시스템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ERP 데이터를 어떻게 잘 보여줄지, 어떻게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역할에 가깝다.
SAP ERP 데이터 분석이 어려운 이유
ERP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단순한 SQL이나 일반적인 데이터베이스의 기술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SAP ERP는 기능 중심으로 테이블이 세분화되어 있어, 하나의 거래나 프로세스를 이해하려면 여러 개의 테이블을 조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한 매출 데이터 하나를 조회하려 해도 주문 테이블(VBAK), 품목 테이블(VBAP), 청구 테이블(VBRK/VBRP), 회계 테이블(BSEG/BSID) 등을 이해하고 연결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테이블을 조인해서 전체 흐름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 SQL만으로 ERP 데이터를 분석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SAP ERP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여러 세부 테이블로 나누어 저장하는 구조라서 세분화된 테이블이 매우 많고 이를 이용해 원하는 데이터를 추출하기에는 많은 복잡도가 존재한다.
이러한 복잡함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바로 SAP BW이다. SAP BW는 SAP에서 직접 개발한 데이터 웨어하우스 플랫폼이다. ERP 시스템의 구조와 특성을 그대로 반영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복잡한 테이블 관계도 BW에서는 시각적인 오브젝트로 관리되며, 데이터를 손쉽게 가공하거나 집계해 분석용 뷰를 구성할 수 있다.
ERP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면 SAP BW는 그에 최적화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SAP BW는 ERP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도구
SAP BW는 전통적인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의 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원천 시스템(특히 SAP ERP)에서 데이터를 추출(Extract), 변환(Transform), 적재(Load)하는 ETL 프로세스를 구조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SAP BW는 운영자에게도, 사용자에게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효율성과 편의성을 제공한다.
운영자(BI 엔지니어, BW 개발자)의 관점
SAP BW는 ETL 기반의 데이터 웨어하우스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어, ERP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운영자는 다음과 같은 기능들을 통해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 Business Content: SAP에서 미리 정의해둔 산업별 표준 데이터 모델과 분석 템플릿을 바로 활용할 수 있어, 처음부터 모델을 만들지 않아도 빠르게 데이터 구조를 구성할 수 있다.
- ETL 설계: 추출(Extract), 변환(Transform), 적재(Load) 과정이 각각 분리되어 있으며, 그래픽 기반 도구로 구성할 수 있어 복잡한 데이터 로직도 명확하게 설계 가능하다.
- 모니터링 및 스케줄링: Process Chain을 이용해 적재 작업을 자동화하고, 실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 변경 이력 및 재처리: 데이터 흐름 및 로직 변경 시 영향을 추적할 수 있고, 오류 발생 시 재처리(재실행)도 용이하다.
이처럼 운영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ERP 구조를 명확하고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일반 사용자(현업 사용자)의 관점
BW는 비즈니스 사용자를 위한 분석 환경과 도구도 함께 제공한다.
Query Designer나 Analysis for Office(SAP Excel Add-In), 그리고 SAC(SAP Analytics Cloud) 같은 시각화 도구를 통해, 현업 사용자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 GUI 기반 분석 툴: 복잡한 SQL 없이도 원하는 데이터를 조회하거나 필터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 셀프 서비스 분석: 사용자가 자신의 부서나 업무 상황에 맞는 리포트를 직접 생성하거나 수정할 수 있어, 분석 요청과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대시보드 연동: BW에서 정의한 쿼리를 SAC 대시보드로 쉽게 연결해 실시간 경영 정보 제공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은 비기술 사용자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직접 SAP BW를 사용해본 소감
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처음에는 ERP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전무했다. 'ERP'라는 것을 내가 직접 접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처음 ERP데이터에 대한 개요를 듣고서는 ERP 데이터는 복잡하고 방대한 테이블 구조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영역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SAP BW를 사용하면서 ERP 데이터를 보다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SAP BW가 ERP 데이터의 복잡한 구조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정리하고 추상화해주기 때문이다.
BW에서는 매출, 주문, 재고 같은 비즈니스 주제별로 InfoProvider가 구성되어 있고, 데이터 플로우(ETL 과정)도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전체 프로세스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Transformation이나 DTP 같은 오브젝트들을 통해 데이터가 어떻게 가공되고 이동하는지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ERP 데이터의 흐름과 의미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결국, SAP BW는 단순한 데이터 적재 도구를 넘어, ERP 데이터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학습 플랫폼 역할도 해주었다.
ERP 업무 지식이 부족했던 나에게 SAP BW는 데이터 모델링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이해를 동시에 가능하게 해준 중요한 경험이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데이터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데이터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도 많아지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핵심 데이터의 대부분이 SAP ERP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SAP 솔루션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데이터의 일관성과 분석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RP 데이터를 보다 쉽게, 정확하게 다루고 싶다면 SAP BW는 여전히 매우 실용적이고 강력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